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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NNIS
📝 30대 테니스 성장기

집 나간 포핸드, 되찾기. 템포의 마법을 발견하다

by lown. 2026.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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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포핸드가 사라졌다.
정확히는 '사라진' 게 아니라 '흐트러졌다'는 게 맞다. 언제부턴가 포핸드 스윙은 급해 보였고, 라켓 끝은 뒤쳐졌고, 공은 자꾸만 백 코트로 날아갔다. 경기에 나가면 더 심했다. 새벽 게임에서 포핸드로 결정타를 날려야 할 순간, 손가락만 바쁜 스윙이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스스로에게 한숨이 났다.
"포핸드가 왜 이렇지?"


포핸드는 왜 도망쳤나

문제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라켓 탓을 했다. 예전 라켓로 돌아갈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 다음엔 손목이 약한가 싶어서 손목 운동을 했다. 그립감도 바꿔봤다. 근데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직감이 있었다.
레슨 코치에게 물었을 때 답은 명확했다.
"템포가 빨라졌어요. 라켓 끝이 뒤처지고 있어요."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빠르게 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서두른' 거였다. 임팩트 직전에 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피니시가 없었다. 라켓 끝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었다.
포핸드는 도망 간 게 아니었다. 내가 잃어버린 거였다.


느려진 템포, 그리고 변화

레슨에서 처음 해본 것은 간단했다.
"템포를 늦춰보세요. 라켓 끝을 천천히, 끝까지 돌려보세요."
처음엔 어색했다. 마치 폼만 좋고 공이 안 나가는 스윙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신기했다. 같은 템포로 느려진 스윙에서도 공은 제대로 나갔다. 아니, 더 깊이 들어갔다.
며칠간 계속 해봤다. 느려진 템포로 라켓 끝을 끝까지 돌려내는 연습. 공을 때리는 게 아니라 '밀어내는' 느낌으로. 그리고 2주쯤 지나니까...
포핸드가 돌아오고 있었다.
정확히는 '다시 만들어지고 있었다.' 새로운 포핸드였다. 전과는 달리 안정적인 백스윙, 충분한 회전, 그리고 피니시가 살아있는 포핸드. 이전의 서두른 스윙이 아니라 리듬 있는 스윙이 되어 있었다.


바볼랏 퓨어에어로 98 2026, 함께한 여정

바볼랏 퓨어에어로 98 2026 라켓 정면 샷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라켓은 바볼랏 퓨어에어로 98 2026 2그립이다.
처음 이 라켓을 잡았을 땐 이 마력을 몰랐다. 퓨어에어로는 알려진 대로 '반응성 좋은' 라켓이다. 가벼우면서도 임팩트 순간에 단단하게 들려온다. 그런데 그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템포가 빨라지면 더 빨라지는 느낌이 난다. 컨트롤이 흐트러지면 더 흐트러진다.
근데 템포를 맞추면? 다르다.
레슨 이후로 이 라켓과 새로운 리듬을 맞춰 나갔다. 라켓 끝까지 충분히 써내는 스윙으로 공을 밀어내니, 퓨어에어로 98은 정확한 반응을 줬다. 약간의 회전도 잘 받아주고, 깊이 있는 공도 자연스럽게 나갔다. 마치 이 라켓을 위해 이 스윙이 있었던 것처럼.
이제 아침 레슨 때도, 저녁 게임 때도 이 라켓과의 호흡이 점점 맞춰지고 있다.


주 2회 레슨, 1회 게임. 그리고 꾸준함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 늦은 시간이지만 꼬박 나가는 레슨. 그 시간에 코치가 던지는 조언 하나하나가 포핸드를 다시 살렸다. "더 느려요", "끝까지요", "라켓 끝이 중요해요" 같은 말들이 반복되면서, 근육이 기억하기 시작했다.
일요일 새벽 게임도 중요했다. 레슨에서 배운 것을 실전에 써먹는 시간. 처음엔 어색했다. 자신감이 없으니까 포핸드 상황만 피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니까 달라졌다. 백핸드 쪽에서 날아오는 공도 구석으로 포핸드를 쳐낼 수 있게 됐다. 라켓 끝이 살아나면서 스핀도 생기고, 깊이도 생겼다.
매주 같은 시간에, 같은 코트에서, 같은 루틴을 반복하는 것. 그게 가장 확실한 변화의 방법이었다.


알카라스와 함께 보는 테니스

최근 US Open을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알카라스는 왜 매 경기마다 달라 보일까. 어떨 때는 압도적이고, 어떨 때는 흔들린다. 근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는 항상 '기본'으로 돌아간다. 단순하고 깊은 스트로크. 라켓을 끝까지 쓰는 스윙. 그게 바로 그의 강함이다.
내 포핸드도 그런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복잡한 걸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니까 포핸드가 살아났다. 알카라스가 부상에서 돌아와서 처음 두 경기를 압도한 이유도 그거 아닐까. 시간이 많았으니까 기본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었을 거다.
이제 나도 내 포핸드의 '알카라스의 기본'을 찾아가는 중이다. 서둘 필요 없다. 느린 템포로, 끝까지, 꾸준히.


집 나간 포핸드를 찾아가며

지금 내 포핸드는 100% 복구된 건 아니다. 여전히 불안한 순간도 있고, 서두르는 때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방향'이다. 포핸드가 돌아오고 있다는 걸 느낀다. 매 주마다, 매 경기마다.
바볼랏 퓨어에어로 98 2026 2그립은 내 손에서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고, 월요일과 수요일 레슨은 여전히 내 포핸드를 다듬고 있다. 일요일 새벽 게임에서 포핸드로 만든 승리의 순간들도 쌓여가고 있다.
이 정도면, 곧 포핸드가 완전히 돌아올 것 같다.
그때쯤 알카라스도 올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더 강해진 모습으로 다음 시즌을 맞이할 거다. 나도 마찬가지로, 더 단단해진 포핸드로 다음 경기를 맞이할 거다.
그때가 기대된다.


About this post:
포핸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답은 복잡한 곳에 없었다. 오히려 기본으로의 회귀, 느린 템포, 그리고 꾸준한 연습에 있었다. 당신의 테니스도, 어떤 일이든 막혔을 때는 '느리게, 끝까지'가 정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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